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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닥쳐라" 트럼프-바이든 첫 TV토론서 막말 전쟁벌이다

"사회주의, 닥쳐라" 트럼프-바이든 첫 TV토론서 막말 전쟁벌이다




11월 3일 대선을 35일 앞둔 이날 밤 9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맞장 TV토론 형식으로 만난 두 후보의 첫 격돌 무대는 한 치도 양보 없는 팽팽한 기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두 후보는 ○개인 신상 ○연방대법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인종과 폭력 ○선거의 완전성 등 6개 주제를 놓고 95분간 극도의 긴장감 속에 사안마다 전방위로 충돌했습니다.


이날은 토론이라기보다는 인신공격과 고성이 오가는 격렬한 설전이라는 말이 더 적합할 정도였습니다. CNN방송은 TV토론 분위기를 '혼돈' 이라고 표현하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악랄하고 추한 토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업적을 자찬하고 '법과 질서'를 내세우며 바이든 후보에게 '급진좌파', '사회주의', 불안한 후보'라는 이념적 틀을 씌우려 했습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 대응 실패론과 인종차별적 언사를 집중 공략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믿을 수 없는 사람, 거짓말쟁이라는 프레임으로 공격했습니다.



이둘은 연방대법관 지명이라는 첫 주제부터 부딪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보의 아이콘'인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대법관 후임에 보수 성향 법관을 지명한 것이 자신의 권한이라고 주장했지만 바이든 후보는 대선 승리자가 지명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책임론을 두고서도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한 뒤 '나는 그를 전혀 믿지 않는다'며 '그(트럼프)가 더 똑똑하고 더 빨라지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똑똑하다는 단어를 썼느냐'며 '당신은 반에서 꼴찌거나 최하위권으로 졸업했다. 나에게 다시는 그 단어를 쓰지 말아라. 당신에게 똑똑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쏘아붙였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 분야 성과 등을 자찬하자 '미국이 더 약하고 가난하고 더 분열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했다'면서 '그(트럼프)는 절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인종차별 항의시위에 관련해서도 바이든 후보는 '그가 오직 원하는 것은 단합이 아니라 분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몰아붙였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법집행이라는 말조차 할 수 없다며 '이는 그런 말을 하면 급진 좌파의 지지를 모두 잃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공격했습니다.


경제 분야에서도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부통령으로 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점을 소진해버렸다고 주장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야 말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최고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받아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15년 중 10년간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로서 세금을 적게 내는 방법을 찾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며 바이든 후보가 상원 의원으로 있을 때 왜 세법에 조처를 하지 않았냐고 묻자 바이든 후보는 '당신은 미국이 가졌던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대선 결과 승복 문제를 놓고서도 바이든 후보는 승복 입장을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부정 선거' 주장을 이어가며 분명한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0%가량이 부동층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이번 TV토론은 지지후보를 선택하지 못한 이들의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토론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현장을 누비는 선거운동이 대폭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두 후보가 처음으로 대면한 자리이기도 했다. 첫 TV토론부터 난타전이 벌어짐에 따라 남은 대선까지 공방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두 후보는 10월 15일과 22일 두 차례 더 TV토론을 한다. 부통령 후보간 TV토론은 10월 7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토론은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두 후보 간 악수조차 생략한 채 곧바로 토론에 들어갔으며, 과거 평균 900명의 청중이 참석한 과거와 달리 100명도 못 미치는 인원이 방청석에 자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간의 첫 미국 대선 TV토론이 큰 관심 속에 치러졌지만, 두 후보는 끝없는 막말 난투극을 벌였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말하는 내내 끼어들면서 토론 진행자가 경고까지 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9일 밤 9시부터 90분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에서 펼쳐진 토론은 두 후보가 악수나 팔꿈치 인사조차 하지 않고 시작할 정도로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습니다.


두 후보는 초반 서로 점잖게 토론을 시작했지만 곧 격하게 충돌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당선될 경우 현재의 보수 지형을 바꾸기 위해 대법관 확대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어떤 입장을 취하든 이슈가 될 것'이라며 답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투표를 강조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라고 거듭 압박했고, 이에 바이든 후보는 '이봐요, 입 좀 다무시지?'(Will you shut up, man?)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 않고 '그는 법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자 바이든 후보는 '계속 떠들어라'(Keep yapping, man)라고 응수했습니다.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착용을 놓고는 조롱 섞인 언급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바이든처럼)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그는 볼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그는 200피트(약 61m) 떨어진 곳에서 말을 하고 있을 수도 있는데, 내가 본 것 중 가장 큰 마스크와 함께 나타난다'고 비꼬았습니다.


또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인종차별주의자의 증오와 분열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개 호루라기'(dog whistle)로 사용하려는 게 바로 이 대통령'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개 호루라기'란 선거에서 인종적 편견을 직접 드러내지 않고도 잠재의식을 자극해 표를 얻으려는 전략을 일컫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람은 흑인을 위해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의 감금을 현저하게 증가시킨 1994년 범죄 법안 통과에 대한 바이든 후보의 역할을 거론하면서 '당신은 이 나라 누구 못지않게 흑인 사회를 나쁘게 대했다'고 반격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 내 20만명의 사망자를 낸 코로나19의 대처와 관련해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자신이 '경이적인 일'을 했다며 성공적으로 대처했다고 되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가 말할 때마다 중간에 끼어들자 진행자인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월리스는 진땀을 흘려야만 했습니다.



월리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와 의료보험 문제로 언쟁하던 중 계속 말을 자르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바이든이 발언을 끝낼 수 있도록 해달라', '지금은 바이든 차례'라고 수차례 제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질문마저 가로막고 말을 이어가려 하자 '대통령님, 나는 이 토론의 진행자이고 당신이 내 질문에 답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고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솔직히 당신이 많은 방해를 하고 있다'고까지 했습니다.


월리스의 제지가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바이든이 아니라 당신과 토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끼어들기'가 계속되자 바이든 후보는 '이 광대와는 한마디도 얘기를 나누기가 어렵다'며 '광대'라고 지칭하는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상대를 깎아내리려 한 거짓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에 대한 여행 금지를 원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바이든 후보는 반대한 적이 없다는 게 미국 언론의 팩트체크 결과입니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이전보다 더 많은 무역적자를 내고 있다'고 했지만,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2018∼2019년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는 사기다' 프레임을 이어가며 대선 결과 승복 약속을 끝내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우리는 몇 달 동안 (결과를) 알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잘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첫 토론이 끝나자 미국 언론은 일제히 비판과 실망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CNN은 '한마디로 끔찍했다'면서 토론이 혼란과 끊임없는 인신공격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매번 바이든 후보와 사회자를 방해하고 속였다면서 그런 방해는 토론을 지켜볼 수 없게 만들었다고 혹평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을 특히 비판하면서 이날 토론을 '방해', '비난', '혼돈'이라는 세 단어로 정리했습니다.